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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생활2004/10/14 00:11


한 밤의 세트장.
미국의 젊은 감독이 소자본으로 영화를 찍기 위해 러시아의 낡은 스튜디오에서 목청을 높이고 있다. 촬영을 끝내고 모두들 돌아간 뒤, 특수분장을 맡은 빌리는 두고 온 물건을 찾으러 스튜디오로 돌아간다. 텅빈 스튜디오에서 빌리는 러시아 스탭 2명이 스너프 필름을 촬영하는 중 살인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녀의 존재를 알아챈 살인자들은 빌리를 뒤쫓고 미로같은 촬영장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빌리는 빠져나가기 위해 온힘을 다하지만 소용이 없다. 간신히 언니에게 구조요청을 한 빌리는 가까스로 구출되지만 경찰이 왔을때 이미 증거는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고 오히려 빌리가 목격한 것이 그녀의 착각인 것처럼 꾸며져 있었다.

정도가 시놉시스의 첫 부분이다.

이 영화는 높은 완성도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습작 정도의 느낌을 준다. 영화는 대부분의 스릴러처럼 희생당하는 약자로써 여자를 등장시키고 거기에 말을 하지 못한다는 약함을 더 부과한다. 영화는 이 더해진 약함 하나에 올인하고 있으며 결과는 성공적이다. 바로 창 밖에 있는 수위를 부르지 못해 창을 두드리지만 수위는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거나 수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자신 얘기를 경찰에게 해줄 수도 없는 등 주인공은 말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더 많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답답함과 안타까운 마음에 도움을 주고 싶어 어찌할 줄 모르게 만든다. 바로 이것이 감독이 의도한 바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 영화는 칭찬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영화의 높지 않은 완성도는 조금 실망이다. 영화는 가끔씩 코믹한 방식으로 사건을 이어나간다. 적의 IQ를 순간적으로 떨어트리거나 우연의 일치를 이용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드라마나 코미디류의 영화라면 이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스릴러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감을 자아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영화의 흐름을 끊고 긴장을 풀어버리는 장면은 조금 눈에 거슬린다.

PS. 창백한 얼굴을 한 여자의 입을 MUTE라는 글자로 꿰맨듯한 포스터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Posted by 세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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