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의 목적은 대게 행복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바꿔 말하면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언가를 선택하면 그 반대급부로 포기한만큼 덜 행복해지게 된다. 대게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는 자원이 들게 마련이다. 내 경우는 돈과 시간이 가장 피부에 와닿는 자원인데, 이는 다른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자원들은 대체로 그 양이 한정적이다. 즉 한정된 자원으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획득한 행복의 총합이 달라지게 된다.
이제 해야할 일은 분명해졌다. 자신이 가진 한정된 자원으로 행복의 총합을 최대로 할 수 있는 '선택'을 가려내는 것이다. 사실 선택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선택은 현재지만 행복은 미래로써 '예측'해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아직 어떤 '선택'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 지 전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선택의 어려움과는 반대로 요즘 들어서 아주 좋은 '포기'가 눈에 들어온다. 좋은 포기란 그 포기로 인해 생긴 자원으로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행복의 량이 큰 경우이다. 그 포기란 바로 결혼이다.
결혼을 선택함으로써 소비되는 자원은 결코 적지 않다. 돈/시간/자유 ... 등등. 문제는 이렇게 자원을 쏟아 부은 만큼 행복이 뒤따르는가인데, 결혼만큼 획득할 행복의 양을 예측하기 힘든 경우도 찾기 힘들다. 심지어는 결혼을 통해서 불행해지는 경우도 생기지 않는가.. 또한 결혼은 당사자에게 부과되는 변화의 의무가 굉장히 크며 개인차는 있겠으나 그런 변화가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고 결혼이란 행위 자체를 위해서 드는 자원의 소비도 적지 않다. 개인적으론 여기에 드는 자원이 굉장히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내가 가진 자원을 빼았아 간다는 느낌도 든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너무 많은 자원을 올인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결혼을 하지 않음으로써 남는 자원으로 많은 선택들을 할 수 있음은 궂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단지 결혼이라는 선택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불합리하다. 아마도 내가 결혼을 한다면 그건 최대한 합리성을 따져본 후의 일일 것이다. 소비하는 자원이 적거나 결혼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행복의 양이 상당하다고 판단되야만 한다.
덧붙여서.
결혼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무언가에 대한 극복'이다. 무언가를 극복하고 결혼을 해냈다거나 결혼 후 문제가 있었으나 그것을 극복해내고 행복해졌다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왜 무언가를 극복해 가면서까지 결혼을 하려 하는가? 단순히 결혼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아닐텐데.. 설마 의무감 때문에 결혼할 정도로 인간이 멍청하진 않을텐데.. 왜일까?
결혼을 함으로써 추가적으로 자원을 얻는 경우 역시 있다. 결혼이 일종의 투자인 셈이지. 뭐 개인의 선택이라 뭐라고 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자격지심 역시 생기고 (쪽팔려 젠장..)
PS.
위의 비판 대상인 결혼은 '현대의 결혼 행태'이다. 결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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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결혼 행태가 비판의 대상이라고 하고, 결혼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위의 비판 대상은 "결혼"으로 보이네요.^^ 결혼을 일종의 투자로 보느냐, 아니면 인생을 살아갈 동반자를 만드는 것이냐,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의 차이겠죠. 우리나라의 결혼이 형식적으로 뭔가 해야하는 부분이 많아서, 돈이 많이 드는게 사실이긴해요. 시간적인 측면이야 뭐 사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자신의 시간의 많은 부분이 뺏긴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서.-_-; 형식적인 부분은 영록씨의 의견으로 많이 간소화 하면 자원도 그리 많이 투자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만 낳지 않는다면, 결혼을해서 공동으로 자원을 쓰는게 더 효율적이잖아요. 전기, 가스, 음식 등등.. 국가 경쟁력을 제고한다면야 결혼해서 아이낳고 사는게 좋은데, 이놈의 나라는 아이 낳는게 정말 힘들어 보이는 군요;;;
2009/12/01 12:19 [ ADDR : EDIT/ DEL : REPLY ]영주씨의 댓글엔 특별히 정성껏 답해드리겠습니다^^;
2009/12/01 13:35 [ ADDR : EDIT/ DEL ]우선 시간에 관해서..
일단 전 결혼하면 개인적인 시간을 빼았긴다고 생각합니다.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은 빼았긴 시간으로 보는 거죠. 물론 부부가 함께한 시간이 충분히 행복하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크지요. (첨언하면 함께하는 시간이 단지 값어치가 있는 정도가 아닌, 행복하게 느껴져야만 빼았겼다는 느김이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투자로 보는 것은 저 역시 부정적입니다.
"배우자 == 인생의 동반자" 라는 등식이 항상 성립하진 않는다는 면에서 결혼은 위험부담을 가집니다. 더해서 "결혼 해보니 넌 나랑은 안맞네. 안녕~" 처럼 쿨한 태도가 사회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기에 돌이키기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지요.
지적하신 데로 형식적인 부분을 간소화하는 데는 저도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결혼에 엮인 이해 당사자들은 간소화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능성이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상대로 제 생각을 관철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도 안됩니다. 간소화에 반대하는 그들의 가치관 역시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니까요.
('이해 당사자'라는 표현은 과장과 비꼼이 들어 있긴 하지만 꽤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경쟁력은 저의 주된(개인의 이해를 넘어서는) 관심사는 아닙니다. 사실 더 넓게 봐서 전 지구인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의 개체는 좀 줄어드는 쪽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만.
여담인데, 스미스 요원이 인간은 바이러스와 같다라고 한 대목에서 꽤나 공감했었고 영화보면서 그냥 인류(저항군)는 멸망해버려도 상관 없겠다고 생각했었죠..
지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원의 절약 부분은 긍정적이네요.
결혼한 지 만 7년 지난 유부녀로서 말씀드리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요.
2009/12/08 10:19 [ ADDR : EDIT/ DEL : REPLY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닌가 싶네요.
나이가 차면 결혼해라, 결혼하면 애 낳아라, 딸 낳으면 하나 더 낳아라..
왜 그렇게들 남의 인생사에 간섭할 당연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지..=_=
안녕하세요~
2009/12/08 18:59 [ ADDR : EDIT/ DEL ]사실 이 글을 쓰게된 동기에 간섭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히 큽니다^^; 다른 사람을 결혼하게 만들려면 간섭보단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간혹 도아님께서 쓰신 가족 얘기를 보면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들거든요.
7년이나 되셨군요. 필링 블로그엔 자주 들락거리면서도 전혀 몰랐습니다. 사실 왜 펄이란 닉네임을 쓰시는 지도 오늘 오타글 보고서 알았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