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배너

2009/06/01 12:1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가장 주목받을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유시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서거의 슬픔을 정치화하려는 게 좋지 않아 보일수 있어 이 글을 쓰는 게 조금은 부담스럽다. 정치인들 역시 그것을 알기에 대부분 표준화된 문상용 얼굴로 굳게 입을 닫은체 분향을 하고 돌아간다. 무표정한 얼굴로 말문을 닫는 것이 가장 조심스럽고 무난한 방법일 거다. 오열하거나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반감만 불러 일으키기 쉽상이다. 즉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런 행동을 진정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순간 그의 행동은 정치적으로 비춰지고 차라리 조문을 오지 않으니만 못한 꼴이 되고 만다.

반면 유시민은 이런 행동이 허락된 몇 안되는 사람 중에 한명이다.
상기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영정 앞에 담배를 올리고, 언론에게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억울함과 호소하면서, 몇일씩 분향소 앞을 지키는 그의 모습을 국민은 허락한다.

이러한 국민의 허락이 유시민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그동안의 유시민의 행적을 볼 때 그의 슬픔은 그 누구의 것보다 크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국민의 허락은 특권이 아니라 국민이 그의 행동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물론 그의 행동이 진정 자연스러운 것인지, 전혀 정치색이 없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나는 그가 아니기에.. 하지만 최소한 빈소와 분향소에 모습을 드러낸 정치인 중에서는 가장 진정성이 보인다.)

그는 데뷔 초기 전투적인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지지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질타했다. (나는 지지하는 쪽이었다.) 그는 논리정연했고 강연과 토론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이런 모습을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를 양비론자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여 아니면 야에 속해야만 한다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비롯한 한심한 생각이며 3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굉장히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후 당에 속하게 되면서 전투적인 모습은 많이 사라고, 많은 사람들이 그가 정치적으로 변했으며 당익을 위해 침묵하는 별 수 없는 정치인으로 보게 된다. 아마도 당시의 유시민이라면 빈소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을 국민들은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유시민은 조용했다. 현재 그의 이름 앞에는 당의 이름이나 직책이 붙지 않는다. '전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이라고 불리워 진다. 사실 당의 이름이나 직책으로 불리워지는 것만큼 사람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도 없으리라. 완벽히 같다고 할 순 없지만 그의 이런 모습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유에서 유시민 그가 마음을 먹기만 한다면 단숨에 정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부각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 나는 그것을 바라고 있다. 아마도 그가 구원자 역할을 하길 바라는 거겠지..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길 바라기도 한다. 다시 정치색을 드러낸다는 것은 당익을 위해 침묵하던 모습으로 돌아감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 나 스스로도 유시민의 어떤 모습이 나은 선택인지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어떤 행동을 보이든 나는 그를 지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내 모습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현 상황은 나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 같지 않다. 안타깝고 슬프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세어필

댓글을 달아 주세요